병원에서만 혈압이 높아요, 나도 백의고혈압이나 백의효과일까?
몇 년 전 국가 건강검진 때 초기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3종 세트 진단을 받고 처방 약을 먹으면서 꾸준히 관리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당뇨는 3개월에 한 번씩 혈액검사를 하면서 특별한 이슈 없이 잘 관리하고 있는데, 문제는 혈압입니다.
나름 열심히 관리한다고, 가정용 혈압 측정기까지 구입했는데, 이상하게도 병원에서 측정하는 혈압과 집에서 측정하는 혈압이 달랐던 겁니다.
병원에 가면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 로비에 있는 자동 혈압 측정기를 이용합니다. 그리고, 진료를 받을 때도 다시 한번 의사 선생님이 혈압을 측정해 줍니다. 그럼 이 두 번의 혈압은 항상 수축기 140대/이완기 90대로 결괏값이 나옵니다.
그런데, 집에서 가정용 혈압 측정기를 이용하면 단 한 번도 어긋남 없이 120대/80대의 혈압을 유지합니다. 신기하게도 말입니다.
한동안은 그러려니 했습니다. 의사 선생님께 진료 때 말씀을 드려도 이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그럴 수 있다 정도로만 말씀하시니 저도 ‘별문제가 아닌 건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관련해서 궁금증이 계속되다 보니 유튜브를 검색해 봤고, 우연치 않게 한 영상을 보게 됐습니다.
목차

유튜브에서 백의고혈압 영상 발견
EBS 건강 채널에 있는 「평소 괜찮았는데 이상하게 병원만 오면 치솟는 혈압, 알고 봤더니 가짜 고혈압…」이라는 영상입니다. 2021년 2월 12일 방송으로, 강북삼성병원 순환기내과 전문의 성기철 교수가 출연한 프로그램입니다.
제목부터가 저의 현재 상황과 100% 일치하니 클릭을 안 할 수가 없는 영상이었습니다.
영상에서는 혈압이 한 번 측정된 숫자만으로 판단하기보다 평소 자신의 혈압이 어떤지를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이 다뤄졌습니다. 진료실 혈압뿐 아니라 가정에서 측정하는 혈압이나 24시간 활동혈압 등을 통해 혈압 상태를 확인하는 내용도 소개됐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제가 처음 제대로 알게 된 것이 바로 백의고혈압이었습니다.
영상에서 기억에 남았던 주요 내용
제가 영상을 보면서 특히 관심 있게 본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병원에서만 혈압이 높게 측정되는 경우가 있다.
- 평소 생활에서는 정상에 가까운 혈압이 나오는데, 병원이라는 환경에서는 혈압이 상승할 수 있다.
- 이런 경우를 확인하려면 병원에서 한 번 측정한 혈압만 보는 것이 아니라 평소 혈압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 가정에서 혈압을 측정하거나 24시간 활동혈압을 측정하는 방법이 활용될 수 있다.
- 영상에서는 실제로 병원에서 고혈압 진단을 받고 약을 복용했지만, 이후 자신의 평소 혈압을 확인하면서 백의고혈압으로 판단된 사례가 소개된다.
- 혈압약을 복용하면서 불편함을 겪은 사례도 소개되어, 혈압 상태를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 결국 중요한 것은 병원에서 측정된 한 번의 혈압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평소 혈압과 함께 살펴보는 것이다.

특히 영상에는 병원에서 고혈압 진단을 받고 약을 복용했지만, 이후 다른 병원에서 자신의 혈압 상태를 다시 확인하면서 백의고혈압으로 판단된 사례가 소개되는데, 약을 복용하면서 불편함을 겪었던 사례였기 때문에 저에게는 더 인상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물론 영상 속 사례와 제 상황이 완전히 같은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병원에서는 높고 집에서는 낮다는 공통점이 있으니 계속 신경이 쓰였습니다.
영상 속 사례와 내 혈압을 비교
영상을 보고 나서 제 혈압을 다시 생각해봤습니다.
| 구분 | 영상 속 사례 | 나의 경우 |
|---|---|---|
| 병원 혈압 | 높게 측정됨 | 140대/90대가 반복됨 |
| 병원 밖 혈압 | 상대적으로 낮음 | 집에서는 120대/80대 |
| 혈압약 | 복용 후 평소 혈압이 낮게 측정됨 | 현재 혈압약 복용 중 |
| 이후 확인 | 백의고혈압으로 판단 | 아직 진단받지 않음 |
이렇게 비교해 보니 단순히 ‘집에서는 혈압이 정상이니까 괜찮다’라고 생각하고 가볍게 넘어갈 문제는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영상 속에 나오는 분처럼은 아니더라도, 비슷하게나마 집에서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직접 확인해 보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영상에서 본 방법대로 비슷하게 혈압 측정
영상에서 소개된 내용을 참고해 저도 한 번 혈압을 집중적으로 확인해 봤습니다.
주말에 하루를 정해서 깨어 있는 동안 알람을 맞춰놓고 한 시간 간격(영상에서는 자동 측정기로 30분 단위 측정)으로 혈압을 측정했습니다.
평소에는 하루에 한두 번 정도만 측정했기 때문에 이렇게 자주 혈압을 재본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결과는 매우 의외였습니다. 충분히 영상 속 내용처럼 백의고혈압을 의심해 볼 만한 수준이었습니다.

한 시간 단위로 혈압을 측정하는 동안 단 한 번도 120대/80대 수준에서 벗어나는 혈압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건 측정했던 하루는 당뇨약, 고지혈증 약을 제외하고 혈압약은 복용하지 않았는데도 말입니다.
물론 이 결과만 가지고 일반인인 제가 백의고혈압이라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집에서 혈압을 여러 번 측정했다고 해서 병원 혈압이 잘못됐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제게는 한 가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집에서 우연히 한두 번 혈압이 낮게 나온 것은 아닐 수도 있겠구나.’
병원에서만 혈압이 높게 나오는 이유를 이제는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혈압을 여러 차례 측정해 보면서, 단순히 혈압계의 숫자만 확인하는 것보다 평소 집에서 혈압을 정확하게 측정하고 기록하는 방법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가정혈압을 측정할 때 놓치기 쉬운 부분은 별도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집에서 혈압 정확히 측정하는 방법|혈압 잘못 재는 7가지 실수도 함께 참고해 보시면 좋습니다.
백의고혈압과 백의효과는 다른 의미
여기서 제가 처음 알게 된 내용이 하나 더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백의고혈압(white-coat hypertension)은 진료실에서는 혈압이 높게 나오지만 진료실 밖에서는 정상 수준으로 측정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그런데 저는 이미 혈압약을 복용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같은 현상을 무조건 ‘백의고혈압’이라고 표현하기보다 백의효과(white-coat effect)라는 개념으로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2026년 대한고혈압학회 가이드라인에서도 고혈압 치료 중인데 진료실 혈압이 높게 나타나는 경우, 실제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백의효과가 있는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가정혈압(HBPM)이나 24시간 활동혈압(ABPM) 같은 진료실 밖 혈압 측정이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또한 정확한 혈압 측정을 위해 표준화된 진료실 측정과 함께 가정혈압·활동혈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제 상황을 두고 제가 ‘백의고혈압이다’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현재 혈압약을 복용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백의효과 가능성이 있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앞의 내용을 간단하게 구분하면 이렇습니다.
- 백의고혈압: 평소 집에서는 혈압이 정상인데 병원이나 진료실에서만 혈압이 높게 나오는 경우입니다. 주로 혈압약을 복용하지 않는 사람에게 사용하는 개념입니다.
- 백의효과: 이미 혈압약을 복용하고 있는 사람이 병원에서는 혈압이 높게 나오지만, 병원 밖에서는 정상적으로 측정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즉, 치료 전이면 ‘백의고혈압’, 치료 중이면 ‘백의효과’로 구분한다고 이해하면 가장 쉽습니다.
백의고혈압, 백의효과가 의심된다면 영상 시청 추천
여기까지 정리하고 보니, 이제 제가 할 수 있는 다음 단계는 어느 정도 그려집니다. 다음 진료 때 지금까지 제가 직접 측정한 결과를 담당 의사 선생님께 보여드리고 먼저 상의해 볼 생각입니다. 그 결과에 따라 필요하다면 혈압 전문 병원이나 상위 병원 진료도 고려해 보려 합니다.
사실 그동안은 병원에서 나온 숫자를 그냥 그대로 받아들이고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혈압이 정상보다 다소 높기는 했지만, 심각할 정도로 높은 고혈압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 일을 계기로, 혈압처럼 매번 다르게 나올 수 있는 수치는 한 번의 측정값보다 평소 흐름을 함께 봐야 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분명 저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분들도 적지 않을 것 같습니다. 가끔 병원 로비에서 혈압을 측정하던 분들이 ‘이상하게 병원에만 오면 높네’라고 투덜대는 것도 몇 번 봤습니다. 그때는 그냥 지나가는 말로 들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분들도 저와 비슷한 상황이었을 수 있겠다 싶습니다.
그래서 이 글을 쓰면서도, 저 혼자만의 이야기로 끝내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혹시 저처럼 병원에서만 유독 혈압이 높게 나와 답답하셨던 분이 있다면, 앞서 소개해 드린 유튜브 영상이 저에게 그랬던 것처럼 어떤 힌트가 되어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한번 찾아보시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본 글에서 정리한 백의고혈압·백의효과 및 가정혈압·24시간 활동혈압에 관한 전문적·의학적인 내용은 EBS <명의 – 아이고 혈압이야 – 고혈압을 잡자!> 방송 내용과 대한고혈압학회 가이드라인을 참고했습니다.